원석의 보물이 곳곳에 숨어 있는 경북 영양군

[이원섭의 PR여행] 지방 시대, 고유 스토리를 만들자

한국 최장수 마을이자, 한국 문학 대가 오일도·조지훈·이문열의 마을
국제밤하늘보호공원·죽파리 자작나무숲·서석지 등 자연 관광지 다수

주식 : 더피알=이원섭 대기자 |“영양이요? 에이, 양양이겠지? 강원도 양양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요?”

카지노 : 기자가 경북 영양으로 취재를 간다고 하니 주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심지어 그런 도시가 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이게 영양군의 실제 현주소다.

영양은 경상북도 동북부 태백산맥의 내륙지역에 위치하며 동쪽은 울진군과 영덕군, 서쪽은 안동시, 남쪽은 청송군, 북쪽은 봉화군 등 5개 시·군과 맞닿아 있다. 1895년 전국 행정구역 개편 때 영양군으로 개칭되어 무려 128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도 우리 국민에게 이렇듯 알려지지 않았다는 현실은 혀를 차게 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기자가 영양을 처음 찾은 건 20여 년 전이다. 당시 영양군이 내세운 콘셉트는 ‘육지 속의 섬, 영양’이었다. 그 시절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때 묻지 않은 청정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수도권에서 접근하기에는 도로와 교통편이 좋지 않으니 어렵게 가야 하는, 육지지만 섬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아날로그 감성에서 디지털 마인드로 진화되었는데도 영양은 청정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역 인구는 점점 줄어들었다. 1975년 한때 7만 명이 넘었던 주민 수가 현재는 1만 6000여 명으로 줄어 거주인구 최소의 소멸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고립된 섬이나 다름 없다.

전국 최고의 고추 생산지, 건강·행복 도시를 꿈꾼다

영양군(군수 오도창)은 우리나라 최고의 고추 생산단지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영양=고추’로 유명하다. 2023년에도 ‘전국 으뜸농산물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영양 고추는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일조시간이 길고 일교차가 큰 지역적 특성과 고추 재배에 적합한 토양(식양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고추 재배 전문가들이 모여 있어, 가정주부와 요리 전문가들이 매년 믿고 찾을 정도로 일등 품질 고추를 생산한다. 또한 전국에서 특화 비중이 가장 높고 ‘수비초’ 등 재래 특수품종 재배 역사도 이어지는 곳이다.

군에서도 고추 농사에 관한 한 전국 최고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수리 시설은 물론이고 최근 농가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일손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농업 근로자 기숙사 건립을 지원하고,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전국 최대 규모인 659명이나 유치해 농가 일손 부족 해소에 큰 몫을 했다. 이 밖에 과실 전문 생산단지 조성 지원, 농촌지도기반 조성 지원 등과 지역문화 활력촉진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영양군은 올해도 11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받아 지역발전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건강 생태관광 도시를 만들어 거주민이나 관광객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전국 유일의 능이버섯 축제를 개최해 나름의 성과도 이루었다. ‘일 능이, 이 송이, 삼 표고’라 할 정도로 능이는 버섯 중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웰빙 식품이다.

문향(文鄕)의 도시 영양, 조지훈, 오일도, 이문열의 고향

일반인에게는 영양 고추보다 조지훈(본명 조동탁, 1920~1968) 시인의 ‘승무’가 더 유명할 수도 있겠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
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중략)

이 시에서 유래된 길이 외씨버선길이다.

시의 순수성을 지키려 했던 청록파 중 한 사람이고 지식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에 주저함이 없었던 선비 조지훈이 난 곳이 영양이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시 전문지 ‘시원’을 창간한 영양 문학의 맏형 오일도(본명 오희병, 1901~1946)도 영양에서 태어났으며, 한국 현대소설의 대표적인 작가 이문열(1948~)도 영양 출생이다.

이문열과 두들마을, 조지훈과 주실마을, 오일도와 감천마을. 이처럼 한국 문학의 쟁쟁한 인물들을 배출한 문향(文鄕)의 마을 영양이다.

외씨버선을 닮았다는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 지역인 청송, 영양, 봉화, 영월 4개 군이 모여 만든 4색 13길로 구성되어, 걷기 동호인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길 중 하나로 꼽힌다.

영양의 꼭 봐야 할 3대 볼거리

2022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최장수 마을은 어디일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상 100세 이상 장수 비율 전국 1위가 영양군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공기 좋고 물 좋은 청정 지역이라고 말하는 곳은 많지만 실체적 증명으로 보여주는 곳이 바로 영양이다. 따라서 너도나도 우후죽순으로 설치되고 있는 출렁다리나 스카이워크 같은 인공 구조물이 영양에는 하나도 없다. 진짜 자연 그대로 청정 지역이 영양군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은 덜 알려졌지만 꼭 가봐야 하는 세 곳을 추천한다.

영양 관광의 백미로 유명한 ‘영양 자연 8경’(일월산 일출, 선바위와 남이포, 수하계곡과 반딧불이, 곡강의 척금대, 감천측백수림, 맹동산과 삼의계곡, 본신계곡, 상계폭포와 하계폭포)도 좋지만, 영양의 숨은 명소로 ‘영양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죽파리 자작나무숲’, 한국 전통정원 ‘서석지’를 꼽는다.

수하리 국제밤하늘보호공원

국제밤하늘협회(IDA)는 경북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수하반딧불이생태마을 특구 일대를 2015년 10월 31일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국제밤하늘보호공원(IDA Park) 실버 등급으로 지정했다.

군 관광지화 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대 초에 조성된 공원으로, 인공조명으로 인한 생태계의 교란을 최소화해 양질의 밤하늘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다. 은하수를 찾아 굳이 해외로 가지 않아도 되는 ‘은하수 맛집’으로 점차 인지도가 높아지고있다.

특히 6월에서 8월은 은하수 관측에 가장 좋은 시기인 데다 청정 지역의 상징인 반딧불이 관측에도 최적의 시기로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공원에는 반딧불이 천문대(밤하늘 투명도가 뛰어나 은하수, 유성 등 천체 활동 관측)와 폐교를 리모델링해 자연 체험 및 학습·연구 공간 등으로 꾸민 반딧불이 공원이 있다.

반딧불이 외에도 달팽이류, 우렁이, 참다슬기, 희귀 곤충 등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학교도 운영한다. 가장 깨끗한 하늘과 땅을 영양에서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영양군의 바람이다.

죽파리 자작나무숲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은 널리 알려진 인제 자작나무숲보다 큰 전국 최대 규모인데, 이제야 서서히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2020년에는 산림청이 지정하는 국유림 명품 숲에 선정되기도 했다.

1993년부터 약 30ha의 면적에 심은 30cm짜리 나무가 30년을 자연 그대로 자라나 현재의 숲을 이루었다. 죽파리 자작나무숲은 축구장 42개 면적에 20m 정도로 자라 하늘 높이 솟구친 흰색 줄기 나무들로 장관을 이룬다.

얼마 전까지 인공 시설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해 비포장도로를 두 발로 걸었는데, 관광객들의 요구가 많아 지금은 죽파리 마을 입구에 위치한 안내센터에서 자작나무숲까지 왕복 구간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전기차를 운행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베일에 싸인 곳이었는데 이제는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소문이 나, 우리나라 최고의 산림 휴양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영양군은 여기에 힐링센터, 임산물카페 등 힐링허브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국내 최고의 힐링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꿈을 실현하고 있다.

3대 한국 정원, 영양 서석지

영양 서석지는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원과 함께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담은 대표적인 3대 정원이다.

경북 중요민속자료 제108호인 서석지는 조선 광해군 5년(1613)에 석문 정영방(石門 鄭榮邦) 선생이 경정(敬亭) 앞에 만든 조선시대 민가의 대표적인 연못이다.

자연과 인간의 합일사상을 토대로 조성하였고, 연못 주위 사우단에는 매난국죽(梅蘭菊竹)을 심어 선비의 지조를 담았으며, 400년 넘은 은행나무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본식 정원보다 훨씬 앞서 발달한 우리 고유의 정원이다.

서석지는 사면에 한식 기와를 올린 토석 담장이 둘러져 있다. 정면과 우측 담장 밖으로는 마을길이 지나며, 배면과 좌측으로는 이웃 민가가 인접해 있다.

담장 내 연못을 중심으로 서쪽에 경정, 북쪽에 주일재를 두었다. 경정 배면의 수직사를 중심으로 좌측 전면에 방앗간이 있고, 우측에 화장실과 창고가 있다.

서석지는 중건 이후 원형이 바뀐 부분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한국의 손꼽히는 전통정원인 만큼 유지 및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역과 연계한 사업이 발달해 있다.

다만 배면의 부속채 관리가 소홀하여 일부 훼손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비 및 활용이 이루어진다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거라고 판단된다.

경정은 정면 4칸, 측면 1.5칸 규모의 누정(樓亭)을 말하는데, 중앙 마루를 중심으로 양쪽에 온돌방이 있다. 마루 대들보에는 ‘敬亭’(경정) 편액이 걸려 있고, 경정 옆의 주일재는 정면 3칸, 측면 1칸 규모로 지어졌다. ‘정신을 한곳에 집중하는 서재’라는 의미다.

서석지는 ‘상서로운 돌의 연못’이라는 의미로, 연못에는 신선들이 노니는 바위라는 뜻의 선유석(僊遊石)을 비롯해 통진교(通眞橋, 신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다리), 상경석(尙絅石, 중용의 ‘내면을 충실히 하라’는 가르침이 담긴 돌) 등 다양한 돌이 있고, 매난국죽 등 네 벗을 위해 쌓은 사우단(四友檀)으로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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